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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5일 개최 예정인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이 발표됐다. 지난해 전세계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에 이름을 올려 한국 팬들을 설레게 했다. 개인적으론 ‘케데헌’의 분발만큼이나 반가운 영화가 ‘기차의 꿈’이다. 작품상·각색상·촬영상·주제가상 총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기차의 꿈’은 넷플릭스라는 거대 플랫폼을 등에 업었지만 상대적으로 작고 조용한 영화다. 물론 작품의 강렬함은 여타 후보작과 비교해 손색없다.
영화는 ‘헤밍웨이 이후 우리 시대 가장 시적인 단편을 쓰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던 데니슨 존슨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세기초 벌목꾼으로 살아온 한 남자의 삶을 관통하는 이야기엔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자연의 섭리가 담겼다. 주인공 이름은 로버트 그레이니어(조엘 에저튼). 그는 평생 바다를 본 적 없고, 부모 없이 예닐곱살 무렵 홀로 미국 아이다호주에 보내져 그곳에서 80년을 살았다.
로버트의 삶에 빛이 돼준 건 글래디스(펄리시티 존스)였다. 글래디스와 가정을 이룬 그는 검소하고 평범한 행복을 누렸다. 산불이 모든 것을 앗아가기 전까지. 마을을 뒤덮은 검은 연기, 불길에 휩싸인 숲, 재가 된 집,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글래디스와 딸 케이트. ‘슬픔에 산 채로평택출장샵 잡아먹히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는 가족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기다림이 삶의 이유라는 듯, 숲속의 은둔자가 되어.
벌목꾼으로 일하는 동안 로버트는 수많은 죽음을 목격했다. 백인 일꾼들이 이유 없이 중국인 동료를 살해한 사건도 있었고, 예고 없이 떨어진 육중한 나뭇가지에 맞아 죽은 동료도 있었다. 오래된 나무들을 벤 죄일까? 어떤 죽음은 도통 부조리해 보인다. 부조리한 죽음을 딛고 부조리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야말로 세계의 부조리가 아닐지.
이럴 때 생각나는 철학자가 있으니 수원출장샵‘명상록’을 쓴 로마 제국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지금 너는 우주의 일부로 살아가고, 나중에는 너를 낳았던 그 우주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마치 수천년을 살 것처럼 지내지 말라. 와야 할 것이 이미 너를 향해 온다.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선한 자가 돼라.”
그의 철학에 따르면 죽음은 삶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신비이자 우주의 질서다. 그 어떤 삶과 죽음에도 헛된 것은 없다. ‘기차의 꿈’은 모든 사라져간 존재에 바치는 아름다운 송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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